사람이 죽으면 무엇이 되는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었고 단순히 나는 지금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인데
내가 죽으면 나의 이 생각들은 어디로 갈까 궁금했다.
나랑 친분이 전혀 없었음에도 친한 친구의 소식을 들은 것처럼 이상하게 마음이 아프다.
그저 나 혼자만의 공간에 일기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적어본다.
그러고 보니 오늘 새벽에 한 웹툰을 봤다. 그 웹툰에 이런 대사가 있었다.
"죽음은 그리 멀지 않아.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고 그냥 있는 거지, 곁에."
우리는 죽음의 곁에서 죽음과 평행하게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발을 삐끗해 걷던 방향에서 1cm만 어긋나도 바로 죽음을 향해 걷게 되는 그런 위치 말이다.
그저 문득 옆으로 고개를 돌려 죽음을 목격할 수는 있어도,
자신이 죽음을 향해 걷고 있는지 여전히 죽음과 평행하게 걷고 있는지는 절대 알 수 없다.
죽음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니며
죽음을 예감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죽음은 곧 내가 해온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데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할까.
아, 이런 의문들 때문에 종교가 생긴 건가.
종교란 천국이라던가 환생이라던가 하는 말로 그 질문에 적절한 답을 줄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종교가 하는 그런 답이 진실한지는 누가 증명할 수 있는 걸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그런 일은 하지 말아야지.
미래는 미리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재 또 현재가 모여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재를 조금 포기하고 남들이 말하는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현재를 그때는 과거가 되어 후회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지금 이 현재를 포기하고 얻은 미래가 과연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으니까.
또한 사실 나는 지금 죽음을 향해 걷고 있고 내일 바로 죽음과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되면 현재를 포기했지만 억울하게도 나에게는 미래가 오지 않는 거니까.
현재를 살자, 아주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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