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대학생 때는 정치에 관심이 참 많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치에 관심을 둬봤자 받는 것은 스트레스,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아예 정치에는 관심 두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번 박, 최 사건도 그랬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거리에서 한 현수막을 보고 나서 정말 아예 관심을 끊고자 했다.
'박'을 저격하는 어느 정당의 현수막이었는데 국민의 바람을 본인들이 함께 이루겠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말 그대로 진절머리가 났다.
결국 정치는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이 우세하면 다른 한쪽은 끌려가고, 한쪽이 힘을 잃기 시작하면 다른 한쪽은 힘을 얻는.
그러다 보니 힘을 얻기 위해, 힘을 뺏기 위해
그 어느 쪽도 아니지만 그 어느 쪽도 될 수 있는 우리를 이리저리 이용하느라 바쁘다.
우리는 이 이야기, 저 이야기에 혼란스럽다.
언론도 결국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어떤 이야기가 믿을만한 이야기인지 더 혼란스럽다.
저 현수막 또한 지금 우리의 감정에 편승해 본인들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속셈이겠지.
현수막 문구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또 그걸 길거리마다 붙일 시간에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은 하나 모르겠다.
그들은 우리를 개, 돼지라 부른다.
우리를 마음대로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을 조금만 이용해도 '우르르'
그렇기에 그들에게 우리가 끌려다니면 안 된다.
그들에게 이용당하면 안 된다.
우리가 그들을 끌어내야 하고, 끌고가야 하고, 이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촛불시위든, 집회든 국민의 힘을 보여주는 자리에 정치인은 어떤 참여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분노를, 우리의 감정을 그들이 이용하게끔 놔둬서는 안 된다.
어느 한쪽이 싫다는 이유로, 다른 한쪽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
그 어느 쪽의 편이 되기보다 우리는 우리의 편이어야 한다.
단지 우리가 이용하기 좋은 쪽을 순간순간 선택할 뿐.
솔직히 나는 이번 사건도 참 의아하다.
단지 박, 최가 너무나도 유일무이하게 나쁜 인간들이었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밝혀진 사건 뒤에 누군가 웃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너무 의심이 많은 것뿐일까?
정치인들은 본인들이 국민의 대표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그들이 내 블로그에 올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본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희들은 우리의 대표가 아니야,
그저 바쁜 우리를 대신해 여러 가지 귀찮은 일들을 처리해주는 대리인일 뿐.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렇게 관심을 끊었던 나였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다가 흘러나오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에 알 수 없는 감정이 터져버렸다.
이것이 음악의 힘, 이것이 예술의 힘.
무책임하게 외면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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