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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그래, 영화

구) 영화리뷰 '마더스 데이(Mother's Day)'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 2010

 

 

무료라는 이유만으로 olleh TV를 통해 보게 된 마더스 데이.

 

 

 

초반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개인적으로 끊임없이 사람만 죽여대는 영화를 정말 싫어한다.
특히 친구들과 놀러 갔는데, 혹은 집에서 파티하는데 살인마가 등장해 계속 죽여대는,
내용도 재미도 없는 영화는 딱 질색이다.
이 영화의 초반이 그랬다.

 

 

 

 

 

 

친구들과 즐겁게 파티하다 봉변당하는 이런 내용은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다.
마더스 데이의 소재이기도 하다.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 그만 보려는데 등장한 마더, 나탈리.
이 영화는 나탈리가 나오기 전과 나온 후로 나뉜다.
나탈리가 나오기 전 평점이 별 0개였다면 나탈리가 나온 후 별 3개로 수직 상승한다.
나탈리가 등장한 후 스토리가 달라진 건 아니다.

 

 

 

 

 

 

등장인물들은 좋은 기회를 계속 놓치고,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돌아돌아 간다.
그 사이 하나둘씩 죽어 등장인물의 숫자가 줄어든다.
줄거리만으로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별 0개다.

 

 

 

 

 

 

하지만 나탈리는 진짜 신선하다.
뻔하디뻔한 스토리마저 나탈리라는 캐릭터의 등장으로 새로워진다.

 

 

 

 

 

 

다 큰 아들들을 아기 취급하는 엄마의 모습과 범죄조직의 보스 같은 모습을 동시에 가진 나탈리.
리고 그런 나탈리에게 응석 부리는 아들들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캐릭터를 창조해내다니.

 

 

 

 

 

 

시나리오를 쓸 때 진짜 어려운 건 스토리보다 캐릭터다.
스토리가 조금 빈약해도 캐릭터가 잘 잡힌 영화는 기억에 남는다.
반대로 스토리가 탄탄해도 캐릭터가 없는 영화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
물론 캐릭터는 스토리의 일부지만,
역시 스토리의 일부인 장소 등과 다르게 그 자체만으로 영화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나탈리는 그 자체로 마더스 데이의 전부가 되었다.

 

 

나탈리를 보고 있으니 봉준호 감독의 '마더' 속 김혜자가 떠오른다.
다소 비정상적이고 원초적인 모성애의 김혜자와 상당히 비정상적인 모성애의 나탈리는 무언가 닮았다.

 

 

 

참고로 1980년대 만들어진 마더스 데이의 리메이크작이라니 원작도 찾아봐야겠다.
참고2로 쏘우2, 3, 4를 연출한 감독의 작품이다.
쏘우처럼 확고한 작품 속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던 욕심이 느껴진다. 그리 성공적이진 않다.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캐릭터를 창조해야 하는 사람이 본다면 도움될만한 영화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영화 보는 내내 스토리적인 몰입은 어려웠던 반면
나탈리라는 캐릭터에는 푹 빠질 수 있었다.
캐릭터란 무엇인가 혹은 시간 때우기용 영화라고 보면 되겠다.